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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탔다.

완전한인간지망생 2017. 6. 16. 02:19

*
택시를 탔다.

신길역 가주세요.
- 지하철역 가시나요?
아니요, 그 근처에 볼 일이 있어서요ㅎㅎ
- 신길역 근처에 좋은 화장실이 있나? 왜 볼 일을 거기서 보세요? 껄껄껄

아재들의 개그감이란..

 

*
기사님 전화벨이 울린다.

거기 하룻밤 숙박료가 얼마죠? 바닷가랑은 가까운가요? 근처 수목원은 지금도 할인하나요? 등등을 묻더니 전화를 끊는다. 하루 자는데 20만원이라니 말이 되냐며 투덜댄다.

동해안쪽으로 가시나요?
- 아니요, 천리포요. 해수욕은 안 하고, 서해안이니까 낙조 보고, 고기나 구워먹다 오려고요. 제가 작년에 환갑 지나고 올해 에순 둘인데, 자식놈들이 지 애비 생일이라고 뭘 해준다 그러네요. 그래서 제가 용감하게 방을 얻어보겠다고 큰소리쳤는데 큰일났네 이거..

생각해보니 우리 아버지 또래다. 그럼 자녀분들은 아마 나와 나이가 비슷하겠지. 우리 아버지 계셨으면 나도 같이 여행도 가고 했을 텐대 하고 생각했다.

 

*
혼자 점심 먹는데 엄마가 마라도에 있다고 화상통화를 걸어오셨다. 동생이랑 제주도 여행 가신다더니 마라도에도 들렀나보다. 신나하시는 걸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같이 가면 좋겠지만 요즘은 도무지 여행 갈 엄두가 안 난다. 초등학생 때부터 '나중에 효도할게요!'라는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여전히 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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