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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시브#6 - 목적 지향적 인간

완전한인간지망생 2016. 8. 21. 02:31

나는 굉장히 목적지항젹 인간이다. 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생 시절에 이 사실을 절절히 깨달았다. 누구에게든 일상은 절대적인 진공상태일 수가 없기에 예상치 못한 일들이 뜻하지 않은 타이밍에 벌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무엇을 희생하더라도 좋은 대학에 가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성적이 최우선이었고, 그것에 방해가 되는 것은 어떤 것이든 방어하고 싶었다. 그래서 돌발적인 변수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거기에는 이성관계도 포함된다. 남중-남고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어쩌다가 한 번씩 특별한 관계가 만들어지곤 했다. 잘 지내다가도, 그 관계로 인해 내 일상이 조금이라도 흔들려서 목표달성에 방해가 될 것 같으면 가차없이 쳐냈다. 


요즘도 그러하다. 그 무엇보다 나의 일, 나의 성장, 나의 성공이 가장 중요하다. 분명히 진심으로 아끼고 존중하는 사람들이어도, 어쩔 수 없이 도구로서 활용하게 되는 경우가 있음을 인정할 수박에 없다.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과감히 관계를 정리하게 될 수도 있다. 아무튼, 어떤 사람을 완전히 잃기 싫은 이유가 온전히 그 사람이 소중해서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의 일에 도움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꽤나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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