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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찬욱, <아가씨(2016)>

완전한인간지망생 2016. 8. 1. 23:49
* 모든 사람은 자신의 욕망을 추구한다.
그 욕망은 일차적인 성욕일 수도 있고, 지긋지긋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물질적 소유일 수도 있다. 어떤 이는 고급 와인을 시켜도 가격에 쫄지 않을 수 있는 자신감을 구하려고 한다.


* 존엄성이 목숨보다 소중하다.
등장 인물들이 욕망 추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키고자 하는 것은 존엄성이다. 내가 나로서 살고 싶은 마음, 타인에 의해 짓밟히면 안 되는 무언가, 차라리 죽더라도 잃고 싶지 않은 존재가치, 그것이 존엄성이다. 하정우의 마지막 대사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ㅈㅈ는 지키고 죽어서 다행이다.")


* 그 누구도 타인을 도구로 대할 수는 없다.  
누구나 자연스레 욕망을 실현하려고 한다. 하지만 모든 형태의 욕망 추구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욕망을 추구하는 행위가 타인의 존엄성을 해칠 때, 그 대가는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온다. 존엄성을 해치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타인을 도구화하는 것이다. 권선징악까지는 아니지만, 자신의 욕심을 위해 타인을 도구로 활용했던 사람들은 모두 다 벌 받았다. 


* 최후에 기댈 곳은 결국 개인의 양심이다.
온갖 억압과 차별이 횡행하지만, 그에 순응하고 동조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그 개인이다. 폐허 속에도 꽃은 핀다. 내면의 양심이 외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에 따라 행동하기를 선택한다면, 튼튼해보이는 사회 구조에도 균열을 낼 수 있다. 


* 진심으로 사랑하면 삶을 얻을지어다.
자신의 욕망을 이해하고, 사랑을 실천한 사람들만이 결국 자유를 얻었다. 


* 여성 해방이자, 여성성의 해방을 그린 영화이다. 

최후에 자유를 얻은 사람은 위의 모든 과정을 거쳐온 두 여성이었다. 문명이 자연을, 남성성이 여성성을, 비뚤어진 이성이 욕망을 억압하던 구조를 타파하는 서사로 느꼈다. 지나치게 야하다 싶기도 한 베드씬조차도 여성의 욕망과 신체의 자유를 남성의 그것과 동일한 위치로 끌어올리려는 시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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